하느님께 맡기는 기도*

나의 하느님,18
오늘 제게 무슨 일이 생길지 저는 모릅니다.
주님께서 영원으로부터 저의 더 큰 선을 위하여
미리 보고 마련하신 것 외에
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 뿐이오나
그것으로 넉넉합니다.19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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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원하시고 헤아릴 수 없는 주님의 계획을20 받들고
주님께 대한 사랑으로 온 마음을 다해 이를 따르며
나의 구세주이신 예수님의 희생제물에 합쳐
저의 온 존재를 당신께 제물로 바칩니다.21
예수님의 무한한 공로에22 의지하여
그분의 이름으로 비오니23
주님께서 원하시거나 허락하시는 모든 것을
주님의 영광과 저의 성화를 위하여
어려움 중에 참고 견디며, 온전히 순종하게 하소서.
아멘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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*17 ‘Atto di abbandono, 맡김의 기도’ 라는 제목이 붙은 바오로 가족의 고유한 이 기도는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. 첫번째는 찬양이며 두 번째는 청원, 마지막 부분은 결론이다. 먼저 주님께서 영원으로부터 자신을 위해 마련하신 것에 대한 깊은 신뢰와 이를 받아들이려는 마음의 자세를 말하고, 두 번째는 주님의 계획을 온 마음을 다해 따르며, 나의 일상의 희생을 구세주의 희생 제물에 합쳐 아버지께 봉헌하고자 하는 원의를 드러낸다. 이렇게 할 때 하느님께는 영광을 드리게 되며 자신은 성성에 도달하게 된다.

18 하느님과 내가 맺은 계약을 의미하고 더 나아가 성서의 계약을 상징하기도 한다.

19 하느님의 섭리에 의탁하는 깊은 신앙을 말한다. 이러한 설립자의 태도는 그의 저술 여러 군데에서 나타난다. “나는 섭리의 손길을 결코 강요하지 않았다”(AD 45; 58; 78; 112; 131; 133).

20 ‘I tuoi disegni eterni’(당신의 영원한 도안, 도면, 설계도, 기획, 의도, 의안)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우리들이기에 그 뜻을 최선을 다해 받들어야 한다(로마 8,28; 에페 1,10-11 참조).

21 원어는 ‘Ti offro il sacrificio di tutto il mio essere’로 되어 있다.

22 이 구절은 주님의 수난과 부활의 신비를 연상하게 한다.

23 마태 1,21-25; 마르 9,38; 사도 3,6; 4,7-12; 5,31; 13,23; 9,34 참조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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